인간과 초인 – 조지 버나드 쇼 – 맨얼굴과 생명력

인간과 초인 – 소개

인간과 초인, 초인도 초라는 글자가 붙어서 그럴 뿐 사람이야. 그런데도 초인에겐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감동이 있고 생명력이 있지.

그 사람이 이겨낸 과정이 보편적인 시선에 비췄을 때도 대단하기 때문이지만, 지루한 일상을 매번 반복했기 때문이기도 해. 초인이 되는 쪽으로 말이야.

우리가 모두 초인이나 대단한 인물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이 담겨있고 그게 사실은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걸 담고 있어.

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보편적 다수가 하는 적절한 타협을 그야말로 사정없이 후드려 패듯 글이 구성되어 있어.

한줄평

지루할 정도로 진실함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능력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분명한 비전과 의지가 있지만 공감대를 충분히 받지 못해 온 사람들: 어떻게 이렇게까지 못 알아먹을 수가 있나 싶은 정도의 벽을 마주해본 사람들
  • 분명하다 느끼는 뭔가가 있지만 그걸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람들: 확신이 가서 몇 년을 그 방향대로 걷고 있지만 자기 비전에 디테일이 부족한 사람들
  • 자기의 비전을 기준으로 정립된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독특한 성향이 묻어나오는 사람들: 따듯한 가슴이 있지만, 굳이 남 신경 안 쓰고 사는 사람들
  • 삶이 건조한 사람들: 이미 비전이 주는 흥분과 열망은 사라졌고 지루함을 반복하며 깨달음이 정체된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.
  • 평상시가 많이 덤덤한 사람들: 자기 갈 길 가는데 필요한 요소를 이미 잘 알고 있고 당연한 날들이 많다 보니 표정의 다채로움이 많이 적어진 사람들
  • 초인이 되고 싶은 사람들: 세상을 떠받쳐 어려운 이를 돕겠다는 자연적 의지가 강한 사람들. 자기한테 뭐 떨어지는 것도 없는데 당연한 듯 그리 사는 사람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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맨얼굴로 살아가고 그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공작새가 되는 길인 사람들

왜 읽었어?

  • 버나드 쇼는 “우물 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”라는 묘비명으로 더 친숙한 극작가야.
  • 이 사람의 책을 처음 읽은 지는 10년 정도 됐어. 이 책을 포함해 내가 앞으로 올릴 모든 버나드 쇼의 작품은 적어도 한 차례 이상은 읽었어.
  • 이 사람의 저서 중 하나의 책을 가장 많이 반복해서 읽은 건 17번 이상 이었던 걸로 기억해. 그 이상 반복한 다음부터는 몇 번 읽었는 지 새는 걸 포기했어.
  • 10년 전에 나는 노력 끝에 원하는 대학원에 입학했지만 적응을 못해 방황하고 있었어. 그 때 이 사람을 알게 됐어.
  • 대개 대학원 전공이 그렇듯 그 학문 분야 사람들 빼고는 알지도, 알 필요도 없는 아주 미시적인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게 돼.
  • 그리고, 그 일 하나에 온 힘을 다 쏟아부어도 부족함을 느낄만큼 지난한 공부 과정이지.
  • 버나드 쇼는 그 반대로 내가 아는 한 가장 팔방미인형 인물이야.
  • 런던 정경대의 설립자 중 한사람이기도, 국회의원이며,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 평론가이기도 해.
  • 노벨상과 오스카상을 둘 다 받은 몇 안되는 사람이기도 하고
  • 한 사람이 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 다방면의 성과를 보면서, 그리고 신랄한 문체 때문에 빨려들듯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.
  • 그 이후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내 삶에 제 1순위로 영향을 준 작가라는 생각을 놓은 적이 없었어.
  • 내 인생에 단언컨대 가장 큰 영향을 현재까지도 주고 있는 사람이야.
  • 국내에서 출판된 번역본 – 발번역 서적까지 포함해서 – 사실상 전부를 다 가지고 있어.
  • 그리고 여전히 갑갑한 마음이 들 때마다 책을 다시 읽고는 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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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게 버나드쇼는 그림처럼 초자연적인 어떤 에너지 덩어리 같은 느낌이었어.

인간과 초인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난 삶이 너무 팍팍할 땐 버나드 쇼의 책을 몰아서 읽는 경향이 있어.
  • 그래서, 워렌 부인의 직업 이래로 쭉 읽어나가고 있어
  • 버나드 쇼 희곡의 특징은 분량에 개의치 않는다는 거야. 그래서, 어떤 주제로 책을 쓰든 군더더기 없고 할 말만 해.
  • 주제가 아주 명확하고 그걸 대놓고 드러내. 인물 하나하나를 일반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비해 아주 비틀어놔서 쉽게 알 수 있게 하지.
  • 심지어 아주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버나드 쇼의 책은 읽히거든
  • 몹시 어렵지만 재밌는 게임보다 먼저 손에 들 때가 있고, 혼술하기 전에도 책을 조금이라도 먼저 볼 때가 있어.
  • 언제나 위기가 없는 경우는 없지만, 마음에서 위축이 될 때, 하지만 목표를 손에 놓진 않았을 때 나는 버나드 쇼를 찾아.
  • 그와 나의 지적 성향과 라이프 스타일이 다름에도 막연히 그의 정신을 이어받아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해.
  • 대학원생 때는 속마음으로 할아버지라는 생각했을 정도로 친근함을 느끼기도 했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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판타지 같기도,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해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설령, 매력적이더라도 낭만주의에 휩싸여 현실을 너무 모르는 사람과는 살 수 없다는 것.
  • 돈 얘기만 하는 거 말고. 가치 판단부터 상황을 결정하는 모든 방식 같은 면에서 말이야.
  • 오히려, 퉁명스럽고 날카로운 지적을 아무렇지 않게 던져도 기본적인 호감이 있고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는 사람이 함께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것
  • 그런 사람을 만나기는 어느 시대에든 흔치 않다는 것
  • 우리는 정확하지 않고 애매한 정도로 자신이 배우고 살아온 환경에 따라 그 지점을 나누기에 때로는 연기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
  • 그 사람을 속일 생각이 아니라 해도 호감이 바탕에 깔렸어도 그런 경우가 있다는 것. 밀당이든 큰 그림을 그려놓고 상대를 몰아가는 것이든
  • 정확히 현실을 바라본다는 건 그런 면에서 중요하다는 것.
  • 어떤 방법을 쓰려고 해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내뱉는 말과 행동은 상대방을 지치게 하거든
  • 젠틀함이니 관습과 전통이니 하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은 편의성을 제공해주지만 결국, 한 사람의 삶은 그런 걸로 결정될 수 없다는 것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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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는 밥 먹고 설거지할 때도 이런 분위기에 젖을 때가 있으니까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삶에서 초인이 되든, 자신이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든 일단 구라는 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
  • 편의성을 위해 약간의 거짓말을 섞기 시작하면 처음은 수월하지만, 나중엔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해진다는 것
  • 초인에게든 보편적인 사람에게든 지루한 삶은 공평하게 주어진다는 것.
  • 그걸, 초인이기 때문에 그들의 하루가 대단한 것처럼 찬양할 필요가 없다는 것.
  • 단지, 삶을 대하는 태도와 매일 하는 행동이 어떻게 누적되었는지 차이일 텐데, 그 지속하는 과정에서 아픈 현실을 인정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것
  • 오랜 세월 갈고 닦은 당신의 품격과 가치가 인정받아야 하듯, 그 사이에 현실적으로 너무 적은 성취만을 얻었다면 그 또한 인정해나가야 한다는 것
  • 일반적인 사람의 기준을 함부로 정할 수는 없지만, 적어도 그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남 눈에 좋아 보이도록 타협하려 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
  • 견해를 분명히 밝히고, 얼마든 격렬하게 토론해도 된다는 것. 성향이 다른 사람과도 당연히 마찰이 날 수 있다는 것
  • 맞지 않을 것 같다고 말을 멈추는 태도는 자신을 고립시켜나갈 거라는 것
  • 하지만, 이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서 이런 느낀 점을 쓸 때 너무 고통스럽다는 것. 나도 당장 안되는 점이 있다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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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은 나무에 둥지 하나 틀고 살기도 참 쉽지 않은데 초인은 참 멀긴 해

인간과 초인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꼭 악의가 아니더라도, 그렇다고 선의의 거짓말까지는 못되더라도 자연스러운 영역에서 거짓말과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는 얼마든 나타날 수 있다는 것
  • 우리는 그런 순간을 겪고 자라지만 그런데도 더 나은 뭔가를 향해 가고 더 나은 뭔가를 위해 논의한다는 것
  • 위선이라기보단 사람이 발전해나가는 대부분의 과정이 그렇다는 것. 못났기에 그 점을 인식하고 더디게 성장하는 것에 고통받지.
  • 내가 발전하는 속도보다 늘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더 빠르지.
  • 그런데도 각자의 지적/사회적 수준에 따라 젠틀함으로 그런 점들이 드러나지 않도록 잘 감추고 자신을 괜찮은 양 홍보하지.
  • 근데, 당신이 보이는 행동만큼 당신만큼 지적이며 삶에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 누구도 그런 행동을 자신의 방식대로 하겠지.
  • 그리고, 극과 극에 있는 존재들 사이에 다양한 사람들의 환경에 따라 우리는 여론을 보지. 유튜브에서든 댓글에서든.
  • 그 사람들이 내뱉는 말 한마디에 소름이 돋든 긍정하든, 우리는 항상 아주 일부분의 의견 조각들을 보고 세상을 인식하지.
  • 통계라고 말하고 빅데이터라고 말하지. 동향이라고 말하며 트렌드라고 표현하지.
  • 사람이 다양함에도 당신은 결국 당신 자신도 모르게 어떤 집단에 소속되지. 아무리 개성 있고 싶어 해도 그걸 막기는 어렵지.
  • 그렇다면, 초인이 되겠다는 관점에서, 적어도 더 나은 자신이 되겠다는 관점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신을 자료로 삼는 거지.
  • 당신의 삶과 그 삶에서 당신이 하는 행동을 관찰 대상으로 인식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.
  • 그 찾아낸 무엇이 정말 당신의 비전과 목표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.
  • 세상에 많은 목표는 얼마든지 남으로부터 주입받은 것일 수 있으니까.
  • 그 목표를 위해 어떤 자세와 루틴을 유지하는지를 다시 관찰하는 것.
  • 길을 잃었다면 대화하거나 더 깊이 관찰하는 것.
  • 그 과정이 간결하고 깔끔해지려면 적어도 자기를 속이는 짓은 곤란하다는 것.
  • 좋고 나쁨을 떠나 나중에 비슷한 순간이 닥쳤을 때 당신은 자기 행동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구별하지 못할 거라는 것.
  • 그런데도 우리는 때로 연애에서 전략을 쓰고 진짜 속마음과는 조금 다른 표현을 한다는 것.
  • 그건 잘나고 못남이라기보다는 인간성인 것 같다는 것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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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를 내가 원하는 어딘가로 데려가기 위한 도구로 쓴다는 느낌이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