handsome, man, suit

벨아미 – 모파상 – 성공한 난봉꾼, 너는 어떻게 생각해?

벨아미 – 소개

벨아미, 지탄받아도 좋아. 예쁜 쓰레기는 결국 쓰레기일 뿐이니까. 팔 수 있는 건 다 팔아서 위를 향해 갈 때 까지 가 본 사람이 해주는 얘기.

한줄평

너 자신의 것을 갖추지 못하면 어디서든 패배하고 추해질 것이다.

벨아미 – 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능력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살펴보면 떨어지는 점도 없고 부족하다 느끼지도 않는데, 사회적으로 세속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해 공허한 사람.
  •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과 막연한 자신감을 느끼는 한편 현실적으로 허망함을 느끼고 내가 이룬 게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.
  • 마찬가지로 이후에도 막연한 불안함과 함께 능력을 꾸준히 계발해 감에도 목표를 이루지 못할까 봐 불안에 시달리는 사람
뒤를 돌아볼 여유 같은 게 없었어. 그때 누군가 있었을까 혹시?

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  •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  • 모파상의 책은 그 중 [야심]이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읽을 당시의 나는 사회적인 성공과 거리가 있지만 내 개인이 열망하는 목표를 위해 개인 사업을 하며 내가 원하는 것들을 병행하고 있었어.
  • 개인 사업 하나에만 몰입해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선배 사업가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의견이었고 내 생각에도 그 말이 옳았어.
  • 하지만, 사업과 하고 싶은 것들의 병행을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무모하게 모든 걸 지속했어.
  • 용감한 만으로는 부족했어.
  • 상당히 묵직한 공포심에 눌려 여러 날을 그냥 보낸 적도 많고, 그만둘 수 없다는 생각에 더 무서움에 떨었던 적도 많았어.
  • 무엇보다 혼자였어. 이미 내가 걷는 길이 주변 지인들이 걸어가는 대부분과는 너무나 달라져 조언을 구하거나 위로를 바랄 수 없었어.
  • 이뤄야 한다는 의지가 강할수록, 그리고 반대로 두려움도 함께 커질수록 [야심]이라는 단어는 유혹적이었어.
  • 모파상을 읽어본 적은 없었지만, 야심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책을 읽었어.
밝아지려 하는 만큼 어두워졌고, 꽃다발이 되고 싶어 애쓰는 만큼 잎이 흩어졌어.

벨아미 – 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거울이었어. 이 책은,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은.
  • 잘생긴 젊은 남자라는 뜻을 가진 이 책 제목에 이렇게 많은 의미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게 놀라움을 넘어 어이가 없었어.
  • 자기 외양에 어느 정도 자신을 갖고 있으며 절도와 품위를 갖췄다 생각하지만, 지독할 정도로 돈이 없는 사람.
  • 그렇다고 상황을 바꿀 능력도 없는 모습.
  • 능력 없는 모습만큼 감춰뒀지만 위축되어 있던 자존감까지.
  • 길거리 창녀와 어떻게든 해보려고 그 없는 돈을 쪼개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발버둥 치는 모습까지.
  • 우연한 도움으로 시작해 이 여자 저 여자를 만나 이용해 능력을 쌓아가는 사람.
  • 매력을 도구로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한 발판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걷잡을 수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.
  • 첫 장면에서 본 내일 먹을 빵 값을 미리 계산하며 창녀를 꼬셔 보려 했던 그 남자가 성공의 맛을 본거지.
  • 뒤에 고삐풀린 말처럼 달려가는 모습과 앞의 비루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.
  • 책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혼잣말로 “그러지 마, 그건 네 성공이 아니란 걸 알잖아.”
  • “너 지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거야”라는 말을 나도 모르게 뱉어가며 책을 읽었어.
  • 400 page가 넘는 책이 그렇게 반나절을 채 버티지 못했어.
  • 몰입되니 안 되니 그런 단순한 서평이 아니라 내 삶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책은 나를 빨아들인다는 걸 깨닫게 해준 책이었어.
날개가 달린 듯 나아가는 책 속에 벨 아미에게 나는 절대 끊을 수 없는 족쇄를 봤어.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벨아미의 선택에 눈을 뗄 수 없었어.
  • 자기의 능력이 아닌 타인을 이용해 얻은 힘이라는 걸 교묘하게 자기기만하는 모습.
  • 매력으로 상대를 발판삼아 성공해가는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.
  • 초라한 과거에서 주목과 인기를 얻을수록 그 기만이 계속 떠올랐어.
  • 가시가 달린 빨간 장미처럼 사랑을 받아내고, 이용한 뒤 버리는 일이 계속 됐어.
  • 가짜 사랑을 주는 대가로 성공을 향해 나아가고. 사람을 밟고 올라간 발판은 끝도 없이 위를 향해 있었어.
  • 걷는 것을 포기할 생각 따윈 없는 그 모습이 야심의 끝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.
  • 책이 끝날 무렵 마음은 어디에도 없고 당연히 사랑도 볼 수 없었어.
  • 사랑과 사람의 소중함과 중요함에 대한 가치를 그 사람도 모르지 않았을 거야.
  • 하지만, 그 사람에겐 자신에게 합당하지 않은 듯한 자기 처지가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을 이루는 것보다 중요했어.
  • 가난을 아는 사람이라면 비극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이 감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거야.
  • 설령, 실천하지 않았더라도 성공을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무엇이든 이용하고 싶다는 욕망을 말이야.
  • 나는 벨아미처럼 살지 않고 있고, 그렇게 살 생각이 없어.
  • 하지만, 벨아미가 선택한 행동이 설령 다른 사람 가슴에 눈물을 뽑아냈다고 하더라도 이해가 돼.
  • 성공의 덧없음을 백날 말해도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가는 느낌과 자기 입지가 좁아지는 느낌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봐.
  • 아주 동일한 출발점에서 아주 다른 선택을 했고, 행동과 처신 모두가 나와는 정반대였어.
  • 하지만, 그래서 나는 이 주인공이 내 자존감의 거울이라고 느꼈어.
  • 나중으로 갈수록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감에도 닮아있고 닿아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어.
처음에 벨 아미에게 빛 같은 건 어디에도 없었어. 그래서 이해할 수 있었어.

벨아미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설령, 눈앞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막막한 길이더라도 자기만 걸을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.
  • 우연히, 잠깐 수월하게 걸을 수 있는 날이 있겠지만 그래봤자 우연일 뿐 남이 대신 걸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.
  • 안타깝게도 그 길을 쉽게 걸으려 사람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것.
  • 하지만, 남을 제물 삼아 걸어갈 수 있다 해도 자기 자신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것.
  • 그 지점에서 스스로 떳떳한 감정은 절대로 가질 수 없고 그러는 척하는 모습만이 남을 거라는 것.
  • 가식을 떠는 모습이 결국 자기에게 화살이 되어 돌아올 거라는 것.
  • 하지만, 아무리 겉모습이 허황된 것이라 말하거나 진리는 그런데 있지 않다고 말해도 갖춰야 할 최소한의 현실적 울타리가 있다는 것.
  • 고결한 의지와 비전 있는 신념은 바퀴벌레가 우글거리는 습한 방과 매일 제대로 먹지 못하는 부실한 끼니 앞에 생각보다 너무 쉽게 무너진다는 것.
  • 그러니 세속적인 것을 멀리하려고 할 게 아니라 세속적인 곳에서 자기 이상을 추구해도 안전할 만큼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.
  • 성공에 대한 욕망은 만만하지 않다는 것.
  • 특히, 자신이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고 부족함을 강하게 인식할수록 그곳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.
  • 그 지점에서 타인이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그저 “좀 지나치다”라고만 볼 게 아니라 그 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.
  • 그 노력을 할 때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.
  • 그 소통을 바탕으로 나 자신을 3인칭으로 살펴볼 수 있고 균형 감각을 갖춘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.
  • 지금은 나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살겠다고 하지만,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?
  • 안정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지만 늙어가는 속도와 내 통장 잔액이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른데?
  • 과연 더 냉엄한 현실 속에서도 나는 주인공에게 “그게 아니란 걸 너도 알고 있잖아”라고 똑같이 말할 수 있을까?
  • 그리고 계속해서 같은 방향으로 내 삶을 이끌어 갈 수 있을까?
  • 지금 당장 그렇다고 말하기엔 건방지니 좀 더 살아보고 말해야 할 것 같아.
걸을 수밖에 없지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