man, male, person

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 – 모옌 – 약한 자의 냄새

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 – 소개

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, 이리 먹으나 저리 먹으나 꼴보기 싫으면 안보면 될 일인데 참 말이 많아 그지?

그런데, 그 말을 또 완전히 무시하진 못하겠는 사람의 이야기

한줄평

자기 모습에 떳떳하지 못한 자의 냄새를 사람들은 기가 막히게 눈치챈다.

내가 본 책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짧아. 20 p 정도야.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무시 받기 싫어 노력하고 민감하게 대응할수록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 더 무시 받는 사람. 의도와 다른 오해를 많이 받는 사람.

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  •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  • 모옌의 책은 그 중 [탐식]이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[만사형통]이라고 하는 중국 작가들의 자전적 소설들을 엮은 책 중에 한 장인데, 재고가 있는 알라딘 중고 서점에서 빠르게 읽었어.
탐식 = 음식에 대한 강한 욕망, 탐욕

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욕망이라는 말이 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을 무렵에 읽었어.
  • 갖고 싶은 게 정말 많았고, 그만큼 가졌던 게 없었다고 생각했으니 그랬을 거야.
  • 모옌의 책에서 나오는 식탐이나 가지지 못한 것들을 한껏 갖겠다고 노력하며 사는 나나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어.
  • 뭔가에 빠져들고 조절이 안 될 만큼 몰입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져서 읽었어.
water, aqua, tunnel
욕망 하나에 몰입한다는 것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책은 저자의 유년 시절부터 형성된 탐식하는 버릇에 대해 다루고 있어.
  • 하지만, 나는 저자 자신의 출생 이야기보다 책 전반에 나오는 저자의 주변인과 모옌 사이의 관계가 더 눈길이 갔어.
  • 그들은 항상 모옌의 식사법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모옌도 그런 자기 자신에 항상 자괴감을 느끼거든.
  • 탐식하든 말든 상관없이 나는 이런 주변 평가나 모옌 자신이 내린 평가 모두가 “자존감”과 관계되어 있다고 생각했어.
  • 이를 테면, 식사 자리에서 지나친 식욕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받았다면 간단히 사과하는 정도로 충분했다고 봐.
  • 모옌의 자기반성과 자책은 항상 혼자만의 가슴 속에 파묻힌 채 맴돌거나 비난하는 게 대부분이야.
  • 감정이 격해질 때도 기껏해야 어머니에게 아쉬움을 토로하는 정도에 그쳐.
  • 나약하다기보다는 별 게 아닌 상황을 마주하기 껄끄러워 피하는 듯했어.
그저 불편한 상황을 자기 혼자 적당히 감내하고 넘기려 했던 건 아니었을까?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자존감에 대한 위 내용에 대한 증거가 된 점이기도 한데 바로 모옌 주변인들의 평가야.
  • 모옌은 자기 자신도 개인지 돼지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식습관에 대해 부끄러워했어.
  • 이러다 보니 싫어하는 습관을 고치려 미리 식사하고 가서 적절한 양만 먹는 경우도 많았어.
  • 물론, 상황에 따라 평소처럼 폭식한 적도 많았고.
  • 하지만, 주변 지인들은 모옌이 폭식을 하면 체통과 품위를 지키지 못한다고 비난해.
  • 반대의 경우엔 모옌답지 않고 어설프게 교양인을 흉내 낸다고 비난하고. 어떤 모습이든 보기 싫다는 거지.
  • 이 지점에서 나는 모옌의 주변 지인들이 그저 모옌을 [만만하고 괴롭히기 좋은 대상]이라고 여겼다고 생각해.
  • 정확히는 간편한 스트레스 해소 도구 정도로 이용했다고 생각해.
  • 모옌이 예의를 지키지 못한 면이 분명히 있지만, 그 상황이 지인들에게는 비난하기 좋은 구실이었다고 생각해.
감정의 쓰레기통 취급한 것뿐이야. 어떤 행동을 했어도 똑같이 비난받았으니까.

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욕할 사람은 계속 욕하고, 좋아할 사람은 계속 좋아한다는 사고를 깰 수 있었어.
  • 평소에 나는 이 말이 자존감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해답이라고 생각했어.
  • 책 마지막에 모옌은 여전히 탐식에 대해 비난하는 지인들에게 소리 지르고 불만을 토로해.
  • 그리고, 주변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자신의 식탐에 몰입하며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행동을 해.
  • 모옌도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는 자신이 싫었던 거지.
  • 그때 지적만 하던 지인 중 한 명이 “모옌은 먹는 게 귀여워”라는 말을 해. 책에서 모옌이 들은 유일한 칭찬이야.
  • 자존감의 핵심이 이 상황에 다 담겨 있다고 생각해.
  • 요새 말하는 “자기를 사랑하라”라는 개념보다 “자신이 잘났든 못났든 스스로 받아들이고 그에 대해 떳떳하게 행동하는 태도”가 더 중요하다고 봐.
  • 그런 아우라가 느껴질 때 사람들은 타인을 만만하게 대하는 식의 행동을 하지 않고 존중한다는 걸 배웠어.
  • 물론, 지나친 식욕은 좋은 식사 자리에서 분위기를 해칠 수 있지.
  • 하지만, 모옌의 식욕과 죄책감만큼 이미 여러 차례 그런 모습을 봐왔던 지인들이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건 도가 지나쳤다고 생각해.
  • 서로 간에 지나침을 현명하게 다스리기 위해 자존감과 지성을 갖춘 사람이 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.
  • 자존감이 스스로 긍정성과 부정성을 덤덤하게 보는 데서 출발한다면, 지성은 자존감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타인을 배려할 때 자라나니까.
  • 20 페이지야. 가능하다면 꼭 보길 바래.
  • 문체는 해학적인 만큼 통통 튀고 주제는 읽는 즉시 흡수될 만큼 선명해.
  • 나와 다른 메시지를 얻는다고 해도 분명히 읽을 가치가 있을 거야.
Don’t need to be sensitive / Find your road / Then you will find the light that fits to you well

책을 읽고 “탐식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
  • 20.10.19 (먹는 일에 대한 이야기 둘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) :
  • 절제해야겠다는 경각심조차 막지 못하는 식욕과 소유욕