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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담보바리 – 귀스타브 플로베르 – 어이 너. 대가는 치르고 가야지.

마담보바리 – 소개

마담보바리, 마담 이상이 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은 사람은 어디까지 갔을까?

한줄평

현실을 받아들이지 않는 대가로 마주하게 되는 최악의 현실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내게 주어진 환경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
  • 더 나은 무언가가 내게 주어질 거라고 기회를 기다리는 사람들
  • 사랑 없이 결혼했거나 별다른 큰 고민 없이 결혼을 선택한 사람들
  • 사랑이 많고 노력도 할 줄 알지만, 상대를 섬세하게 관찰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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먹이가 주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

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에 있는 48가지 책을 대부분 읽고 난 뒤로, 다른 도서들에서 나오는 추천 인문 서적을 보곤 해.
  • 책 추천 전문 서적이라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글을 읽어가다 보면 저자가 감화받은 소설에 대한 언급이 나올 때가 있어.
  • 그 책들이 관심이 가면 사서 보곤 해.
  • 그런 책을 바로 읽지는 않지만, 틈틈이 알라딘중고서점에서 미리 사두는 편이야. 글로 풀어쓰니, 마치, 주식 투자하는 분들 같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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재테크 대신에 나라는 가치를 믿고 나한테 투자하는 편이거든

마담보바리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사랑에 불신이 가득할 때 읽었어. 아주 정확히 말하면 아래와 같았어.
  • 대한민국이든 세계사회든 내가 현재 나이에 만날 수 있는 사람 중에 신뢰와 투명성이 보장될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다.
  • 알고 있다. 대한민국은 특히 세계 그 어느 나라 보다도 자기 계발과 자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 나라이다.
  • 그리고 그들의 외모를 포함한 능력 또한 전 세계 사람들보다 평균적으로 훌륭하다.
  • 하지만, 어느덧 나이가 들어버린 나로서는, 이제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소개를 받거나 할 가능성은 없다.
  • 그러니 스스로 사람을 찾아야 하는 나로서는 그런 자기 자신을 철저히 담금질하며 신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.
  • 미인이지만 뭔가 숨기는 게 많거나 아무리 대화 중에 자세한 설명을 요청해도 들을 수 없는 사람들,
  • 대화를 아무렇지 않게 이어가다 갑자기 노쇼 (no show)를 하는 사람들
  • 이런 사람들을 반년여간 만나고 겪고 나니 모든 에너지가 다 떨어졌을 때 책을 읽었어.
  • 책의 주제가 오늘날의 퐁퐁남 현상과 비슷한 구조를 띠고 있지만 그런 건 나한테 크게 와닿지 않았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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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들이 보여줬던 베일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어.

그저 신뢰 없는 모습이 짜증 날 뿐이었어.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환상을 갖기 시작한 사람. 그 환상이 현실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정말 끝까지 현실을 바라보지 않을 수 있어.
  • 그리고, 그게 상당히 자연스럽다는 게 놀라웠어.
  • 자신이 그린 세상과 절대 변하지 않는 현실 사이에 괴리가 큰 사람의 모습을 제대로 봤어.
  • 이런 사람들은 얼마든지 현실을 지우고 환상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봤어.
  • 그때부터 비극이 시작된다는 것을 봤어.
  • 잘해주려 노력하는 사람들 모두가 거슬려 보일 뿐이고, 그저 자기에만 갇혀 한탄만 하는 모습을 봤어.
  • 그런데도 돈은 꼬박꼬박 남이 벌어다 준 것을 써야 하는 사람의 모습을 봤어.
  • 감사함? 그런 게 어딨어.
  • 그저 고귀하신 자기 주변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만 가득하다고만 여기던걸.
  • 내가 꿈에 그리는 모든 것들은 내 손에 주어지지 않을 뿐이라 생각하는 사람에게 그런 건 없었어.
  • 지극히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적인 조건을 활용하며 살면서도, 언제나 자기 최면을 걸고 사는 게 가능하다는 게 놀랐어.
  • 어느 지점에선가 멈출 수 있을 거라, 꿈에서 깨는 상황이 나타날 거라 생각했어.
  • 그렇지 않았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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스스로가 붙여버린 불을 끌 줄도, 끌 생각도 없이 그저 달릴 뿐인 말이었어. 죽어가고 있는 줄은 인지도 못 하는.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. 외면과 도피 끝에 어떤 선택을 하든, 그 대가는 모두 정산되어야 악몽이 끝난다는 것.
  • 그리고,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순간까지 외면한다면 그 빚은 주변 사람들에게 멋대로 떠넘겨질 수 있다는 것.
  •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겠지만 현실 세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.
  • 정서적이든 물질적이든 빚이라는 것은 아주 공명정대하게 모든 값을 이자까지 다 받아 가고 나서야 잠잠해진다는 것
  • 개인의 외면도 상황에 따라 충분히 사회적인 무책임이 될 수 있다는 것
  • 그런 의미에서 용기나 대담한 어떤 행동보다 진실로 남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겠다는 삶의 자세와
  • 실수했다면 그 실수에 대한 대가는 적어도 자기 자신이 감내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현실에선 더 중요하다는 것
  • 그래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사람으로서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.
  • 그 어떤 잘난 외모나 매력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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삶에서 누적한 행동의 총합, 그게 당신의 진짜 얼굴이라는 걸 느꼈어.

마담보바리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저런 사람을 구분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나 자신의 회의심을 봤어. 책만큼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불신을 마주했으니까.
  • 나는 부분적으로 저런 사람이지 않을까? 라고도 생각해봤어.
  • 꼭 연애가 아니더라도 현재 내 목표와 목표 대비 현실은 괴리가 크니까. 잘난 체하는 어느 한순간에 내가 똑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까? 되물어보고 있어. 더, 계속해서 물어볼 거야. 집요하게. 내가 나를 지독히 냉정하게 알아볼 때까지.
  • 아무리 많은 화려한 수사법을 동원해도 삶의 기준이 현실에 있지 않은 사람은 만나선 안 된다는 것.
  • 그들은 환상에 상처받고 환상에 가까워진 것에 기뻐하며 환상이 사라져가는 그 순간까지도 인정하려 들지 않고 외면을 선택한다는 것을 배웠어.
  •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손해를 끼친 주변을 생각하는 일은 정말 단 한 순간도 없었어.
  • 오직 있던 건 몸으로 알고 있는 창피를 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상황을 피하려는 마음뿐이었어.
  • 그들에게 주변의 소중함 같은 건 없었어. 오로지 자기뿐이었어.
  • 그리고 나도, 정확히는 내 꿈을 포함한 내 삶도 일부분 내가 이토록 비판하는 소설 속의 그 캐릭터와 닮아있었어.
  •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? 나는 현실을 보고 있는 게 분명한 걸까?
  • 꿈이라고 말하며 시간을 들이는 이 일도 현실을 자각하지 않은 또 하나의 환상이진 않을까?
  • 난 그저 느리게 가고 있는 것뿐일까? 아니면, 느리게 간다는 최면으로 게으름과 나태함을 나도 모르게 수용하는 걸까?
  • 저 최악의 사람은 절대 아니라며 책을 덮었지만, 그리고 상당히 비판적으로 책을 읽었어.
  • 하지만, 이 또한 나도 모르게 자신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닐까?
  • 어느 쪽이 되었든 좋아. 나는 이런 기록을 영감을 받은 책을 읽을 때마다 남겨놓을 것이고 절대로 도망치지 않겠어.
  • 언젠가 더 성숙해진 내가 이 글을 다시 돌아와서 봤을 때 절대로 외면할 수 없도록.
  • 지금의 내 삶이 만약에 자기 최면이라면 그 모습을 이 글에서 확인하고 외면할 수 없도록 만들겠어.
  • 난 그렇게 살겠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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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젠가 날아오를 때 내 날개에 있는 깃털 하나하나에 쪽팔리지 않도록 살겠어.

책 속에서 배운 핵심 단어와 정의

  • 외면: 인위적으로 현실을 들여다보지 않으려 공을 들여 회피하는 실질적, 정신적인 노력
  • 환상: 현실이 아닌 것을 욕망하는 모든 심적, 실질적 행위나 시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