빙점, (속)빙점 2권- 미우라 아야코 – 얼어붙은 복수심을 녹이는 법

빙점 – 소개

빙점, 알지도 못했던 그럴 필요도 없었던 거대 빙하같은 진실을 듣고 난 뒤 얼음을 녹이기 위해 걸어갔던 과정

한줄평

빙점: 자기 예정대로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예정했던 일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.

(속)빙점: 유빙은 녹이는 게 아니라 불태워야 하는 거야.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내면에 불이 있는 사람. 복수심이든 뭔가를 이루지 못해 남은 한이든, 타인에 대한 이유 모를 원망이든
  • 자신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치솟아 오르는 감정을 자주 느끼는 사람.
  • 그런 것들을 살면서 다스릴 방법을 찾고 있거나 노력을 이미 하는 사람
  • 사회 환경 때문이든 개인의 문제이든 갑자기 다가오는 위험과 혼란한 상황에서 자기를 어떻게 제어 하는 지 궁금해하는 사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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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슴 한편에 두꺼운 얼음을 가진 사람

빙점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  •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  • 그중에 [복수심]이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읽는 시기가 언제인지 중요하지 않았어. 마음속으로 늘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던 책이었거든.
  • 중고 서점을 기웃거리다 책을 서재에 갖춰 둘 기회가 있었고 순서와 상관없이 때가 되었다 싶어 자연스럽게 책을 읽기 시작했어.
  • 그런 책이었어. 별다른 설명 없이 당연히 펼치는 게 당연한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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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을 읽기 전에 복수심에 대한 내 이미지는 이랬어. 어둡고, 두꺼운 무언가가 있는 그런 느낌

왜 읽었어?

  • 이 책이 얼마나 유명했는지, 어떤 의미가 있는 소설인지 전혀 몰랐어. 복수심이라는 단어 하나가 그 당시 내게는 매혹적인 감정이었어.
  • 누구에게나 사회를 살아가면서 파괴 욕망이 있다고 생각해.
  • 안전하게 자기 마음속에 숨겨두고 있지만 모든 걸 부숴버리고 불태워버리고 싶은 욕구 같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.
  • 그리고, 사회생활이 이어질수록 그 대상은 어떤 사건이라기보다는 [사람]이 개입된 경우가 많을 거로 생각해.
  • 개인적으로 복수심을 연상하게 하는 어떤 사람이 개입된 일화나 순간들이 스냅사진처럼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경험을 한 적이 더러 있어.
  •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정도의 냉정함이 짧은 순간이지만 솟구치는 것을 살아오면서 적지 않게 느끼곤 했어.
  • 이런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일상에서 티를 내지 않더라도 자주 겪다 보니 책을 구하지 못했을 때조차 항상 관심과 눈길이 가는 책이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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온통 어두울 것 같으면서도 또 눈길이 갔어.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내 안에 감정을 전부 이해 못 한 상태에서도 자기가 되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자신을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.
  • 살고 겪다 보면 세상에서 겪은 신비로운 경험들에 따라 각자 나름의 [깨달음]이 주어질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, 그 깨달은 사실이 맞는지 검증하려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꼈어. 그때 우리는 자기 인생에 숙제라 이름 붙인 것들에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.
  • 갑작스럽게 얻은 깨달음이건 자연스럽게 매듭이 풀리는 듯한 깨달음이건 자기가 풀지 못한 과제들이 완벽히 이해되는 때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으니까.
  • 개인적으로 이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, 갑자기 얻은 메시지가 있을 때 해묵은 감정을 빨리 해결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어.
  • 그 배움을 얻은 순간이 금방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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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명이 오는 듯하지만 금세 새까매지니까.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[감정수업] 책에서는 복수심이라는 장에서 이 책을 소개했지만, 책은 정작 복수심에 초점이 맞춰져 있진 않아.
  • 특히, 주인공은 실생활에서 온건한 태도로 꾸준히 자신을 들여다보려 하는 성향이야.
  • 속마음에서 격정적인 묘사들이 나올 때가 당연히 있지.
  • 하지만, 주인공의 삶을 엿보는 내가 더 흥분하고 분노할 때조차 주인공은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 노력해.
  • 사려 깊은 태도로 자신이 놓치고 있는 점을 찾으려 하고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대해 나누고 끝없이 대화해.
  • 이 책은 끝에 깨달음을 얻었다고도 얻지 않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는 중의적인 엔딩을 제시해.
  • 근데 나는 막상 다 보고 나니 깨달음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.
  • 오히려, 결과를 찾고자 하는 노력과 과정에 더 눈길이 갔어.
  • 늘 사려 깊게 생각하고 노력했지만, 주인공 처지에선 그저 깜깜한 현실에서 더듬어가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더 인상 깊었어.
  • 두려움 속에서 자신의 행동을 이어 나가고, 그 와중에도 타인에게 과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.
  • 그게 가식이 되지 않도록 진실성을 갖추며 끝없이 묻고 사색하는 태도에 매력을 느꼈어.
  • 눈에 드러나지 않지만, 모두가 두려움에 각자의 방식으로 불안을 느낀다고 생각해.
  • 그 감정이 드러날 때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세상과 맞서 나가는 의지와 태도, 그리고 수용하는 자세가 자신을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해.
  • 책에서는 그런 태도로 인해 깨달음을 얻었다는 식의 연결은 전혀 없었어.
  • 하지만, 적어도 내 삶에서 주인공에게 배운 점은 끝없이 온건한 태도로 지속한 자기와의 대화였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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답이 아니라 빛나는 질문을 찾겠다는 태도로 보였어.

빙점 – 책에서 뭘 봤어

  • 적극성을 다시 해석할 필요가 있었어. 적극성이라는 말은 [평소보다는 과한 행동력] 그리고 [일상생활보다는 고조된 감정 상태]를 의미한다고 생각해. 내가 적극적이라는 말을 쓰거나 표현할 때 모두 저 두 가지 경우가 자연스럽게 조화된 채로 대화를 하거나 관련된 행동한 걸 쉽게 떠올릴 수 있어.
  • 이런 적극성은 [진실성]이나 [솔직함]이라는 태도와 함께 때로는 대화 상대방을 답답하게 하고 과하게 압도할 때가 있어. [팩트폭력]이라는 말처럼. 오히려 상황을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끄는 경우가 있지. 나는 대개 내 자세와 태도의 진솔함을 더 중시했던 것 같고 거리낌 없이 대화하는 편이었어.
  • 하지만, 책의 주인공이 시작부터 끝까지 보여줬던 모습은 나보다 한 차원 높았어.
  • 자신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는 모습, 진솔함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이와 상황을 배려하는 사려 깊음.
  • 이런 모습이 내향적이라기 보다는 좀 더 수준 있는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했어.
  • 그 나름의 삶을 찾아가는 지속적인 노력. 속도가 느리지 않으면서도 자기 주관을 가진 점. [열정]이니 [적극성]이니 하는 말과 행동으로 끼칠 수 있는 타인에 대한 민폐를 최소화하는 자세.
  • 그래서, 다른 사람과 어우러져 살면서 자기 삶도 분명히 진척시켜 나가는 모습.
  • 이런 게 목표와 야망을 품고 있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해.
  • 유명한 철학자들이 말하곤 해. [아이의 자세로 돌아가라] 라거나 가벼운 마음으로 [누구와도 감정의 거리낌이 없이 대화하라]는 말들. 다소 공감이 가지만 현재까지 내가 겪고 있는 삶을 생각해보면 빙점에서 찾은 주인공의 태도가 더 적합하다고 느꼈어.
  • 내가 순수해도 내 말을 받아들일 타인이 다르게 생각한다면 거리낌 없는 행동이 오히려 더 거부감을 줄 수 있으니까.
  • 이런 내용으로 쓰게 될지 이 책을 덮을 때까지 몰랐어. 정말 이 책을 권하고 싶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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듣고 말하는 태도가 온화하다면 소통의 놀라움을 느낄 수 있을 거야.

책을 읽고 “복수심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
  • 20.11.10 (책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) : 나를 고려하지 않고 상대를 부숴버리고 말겠다는 의지와 행동, 그리고 각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