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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우라 – 카를로스 푸엔테스 – 상상과 작별하는 법을 배워야만 해

아우라 – 소개

아우라,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건 나이에 따라선 불쌍함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몰랐던 사람

한줄평

환상과 망상을 되풀이하지 마요.

본문만 따지면 60페이지 내외로 짧지만 임팩트 있게 볼 수 있어.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이상형이 확고한 사람들. 그래서, 때로는 자신이 그리곤 했던 이상형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이어서 새로운 만남을 시도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
  • 과거의 환상을 잊기 어려워하는 사람들.
  • 재회를 기다릴 수도 기다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, 과거의 연애했던 좋은 이미지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길 원하지 않는 사람들
  • 자기 머릿속에서 굳어진 어떤 이미지에 때때로 상황과 환경을 맞추려 하는 사람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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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기만의 밑그림과 퍼즐 조각이 이미 정해져 있는 사람들

아우라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  •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  • 그중에 [동경]이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헤어진 사람에게 다시 연락하는 건 아니지만 때때로 속상해 술을 한두 잔 할 때 읽었어.
  • 전에 헤어졌던 사람이 인격적으로나 연인으로서 가장 멋진 사람이었다고 생각했을 때였어.
  • 많이 동경했어. 뭐랄까, 내게는 없는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. 롤모델로 여겼던 것 같아.
  • 내게는 동경 혹은 존경할 만한 사람이었지만 그렇다 해도 끝은 끝일 뿐이야.
  • 참 아프게 끝났는데도 상대를 동경하는 표현을 주저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어.
  • 이해가 되는 한편 이미 지난 일인데 오히려 어설픈 미련이 아닐까 싶었어.
  • 그래서, 이 동경에 대한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싶을 때 읽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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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등하게 사랑한 사람을 동경한다?
이미 그 시점에서 관계가 끝났다고 봐.
하지만, 저 책을 읽을 땐 그런 걸 몰랐어.

왜 읽었어?

  • [감정수업] 책에서 핵심 줄거리를 보게 되었는데 너무 허망하겠다 싶은 마음에 읽었어. 허한 감정을 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책을 폈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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병이 쓰러졌지만, 어차피 비어 있어서 쓰러진 병을 멍하니 바라볼 때쯤이었어.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참 허망한 감정이었어. 결국, 지금은 존재하지 않거나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무언가를 억지로 그리는 거니까.
  • 동경이 에너지가 될 때도 있겠지만 내 경우는 과거에 잘나갔던 사랑과 인생을 그저 떠올린 것일 뿐이라고 생각했어.
  • 정확히는 그 사람으로 핑계 삼아 과거의 생기 넘쳤던 나를 떠올릴 뿐이라고 생각했어.
  • 원하는 성과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시 모습보다 한때 멋지게 사랑한 과거를 더 부러워한 거라고 봐.
  • 부질없는 감정이었지만, 그렇다고 그 부질없는 감정이 쉽게 놓아 지지도 않았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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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 않아도 되는 질문인 줄 알면서 물음표를 무책임하게 던지는 느낌이었어.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아우라는 환상에 대한 소설이야. 처음엔 자신의 환영을, 나중에는 그 환영을 위해 주변조차 지어내지.
  • 시작이 허구에서 시작했고 현실은 변하지 않으니 구름처럼 이야기를 부풀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.
  • 하지만, 거기서 그 구름이 사라지는 것도 한순간이었어.
  • 지킬 수 없는 것을 지키기 위해 너무 애를 써야 하는 모습과 그렇게 애 써봤자 변하지 않는다는 허망함이 당연하면서도 잔인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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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생생해도 물에 비친 모습은 허구야. 돌 하나에도 이미지가 흩어져.

아우라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점에서, 환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지점에서 사람은 망가져 간다는 걸 배웠어.
  • 자신의 현재를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새 삶을 찾으려 했다면 어땠을까 싶어.
  • 아무리 찬양과 칭찬 일색이어도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. 되돌이킬 의사가 없는 이상 끝이 났다는 걸 받아들여야 해. 오히려, [인정할 건 인정해야지]라는 생각으로 떠나간 사람을 동경하는 건 자기 최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어. 사실은 다시 시작할 의지가 없다는 걸 봤어.
  • 그 뒤로 전에 헤어진 사람을 동경하는 것이 많이 줄었어. 객관적으로 서로가 잘한 부분과 잘못한 부분을 다시 생각해본 것 같아.
  • 그러느라 더 고통스러웠지만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해. 제대로 사람을 정리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게 해 준 책이었어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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동경하는 너를, 뭔가에 과몰입된 너를 보는 시간은 언제든 가치가 있어.

책을 읽고 “동경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
  • 20.06.10 (책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) : 어째서 우리는 서글프게도 외면하며 사는 걸까요? 소중한 현재를 과거에 덧씌우며 사는 걸까요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