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깡디드 – 볼테르 – 남 말 듣고 날린 인생은 허망하단다

깡디드 – 소개

깡디드, 겸손하고 주변의 말을 참 공손하게 들은 다소 무식한 청년.

그래, 어른 말 잘 들으니 뭐 있던?

한줄평

주변은 참고일 뿐 네 갈 길 잘 가면 된다.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신뢰하는 특정인의 사상과 가치관에 쉽게 감화되는 사람들
  • 자신이 한 말을 상황의 변화와 상관없이 가능하면 지키려는 사람들
  • 긍정이든 부정이든 세상을 보는 관점이 한쪽으로 정해진 사람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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색이 잘 물드는 사람들

왜 읽었어?

  • 전에 읽었던 볼테르의 대표작 쟈디그와 이번 리뷰할 깡디드는 보통 한 권의 책에 합본으로 나와 있어.
  • 그만큼 볼테르의 대표 단편이기도 하지만 서로 대비를 이루어 마치 두 권이 하나의 내용을 설명하는 듯한 인상을 줘.
  • 쟈디그는 세상에 대한 이치를 알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올바른 모습의 전형이라면 깡디드는 정반대라고 할 수 있어.
  • 뛰어난 두뇌를 가진 것도 태어날 때부터 많은 것을 얻은 것도 아니지만 순수해.
  • 순수하게 타인의 말을 수용할 줄 알고,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게 사랑할 줄도 알아.
  • 정반대의 능력이지만 세상을 나쁘게 보지 않으려는 두 사람의 삶이 내가 살아가고 있거나 살아가려 하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어.
  • 쟈디그처럼 되기를 지향하며 깡디드처럼 살면서 삶을 배워가고 있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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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끝도 없는 밤하늘을 혼자 날려니 이것 저것 생각이 들 때가 많아

깡디드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쟈디그와 깡디드 모두 두 번째 읽는 거라 쟈디그를 읽은 후에 연이어 읽었어.
  • 깡디드는 특히나 인물의 바보스러울 정도가 강조되기 위해 블랙코미디 연출이 많아 글 흐름이 좋았어.
  • 엎치락뒤치락 하는 장면을 몇 번 넘기면 이미 중반부가 되어 있는 식이거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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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 달라. 그런데 둘 다 요지경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어.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세상에 뭔가 필터를 씌워서 생각하는 게 이렇게 위험할 수 있을 줄은 몰랐어.
  • 정치든 어떤 전문가의 의견이든 우리는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모든 걸 다 공부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.
  • 현실은 내 할 일 똑바로 하는 것도 벅차니까.
  • 자연히 미디어를 통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 중에 [믿음이 가는] 사람을 정하거나 그 사람의 팬이 돼. 잘은 모르지만, 그 사람의 시사점을 받아들이고 그 사람의 시선으로 세상을 봐. 그리고 그와 반대되는 내용을 묵살하고 받아들이지 않지.
  • 깡디드 전체에서 바로 그 믿음이 가는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느라 주인공이 상황을 옳게 해석하지 못하는 너무나 여러 사례를 보고 놀랐어.
  • 소설은 희화화되어있지만 난 단언컨대 인생에서 여러 차례 깡디드와 같은 행동을 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거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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순수한 믿음은 예쁜거야. 하지만,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어.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이미 받아들인 사상과 가치관으로 해석을 잘못하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어.
  • 블랙코미디일 뿐 소설에서 벌어진 전개를 정리하면 끔찍해서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말할 수 없을 만큼 잔혹한 일이 벌어졌는데도 말야.
  • 신뢰하는 사람으로부터 수용한 가치가 주인공 깡디드의 아주 당연한 사고방식의 전제가 되더라.
  • 여러 에피소드를 겪으면서 자신이 지지하는 가치관으로는 문제 인식과 해결 모두가 안 되는 장면이 꽤 여러 번 나옴에도 말야.
  • 아무도 강요한 적이 없는데 스스로 세뇌가 되어 있더라고.
  • 아주 한참 뒤에, 책이 마지막을 향해가면서야 주인공은 그 가치관에 의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. 나름의 답도 얻고.
  • 하지만, 책을 보는 나는 여전히 혼란스러웠어.
  • 이전에 받아들인 가치관 덕분에 내 눈에는 자기 가치를 늦게 찾았을 뿐인 깡디드를 안타깝게 여겨야 할지 구분이 안되더라.
  • 그나마 신뢰할 수 사상을 수용한 이후에 자기만의 생각을 갖게 된 것이 좋은 건지도 분간이 되지 않고.
  • 이렇게 깨달은 게 오히려 빠른거라고 받아들여야 할지 지금도 머리속에서 정리가 안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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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런 깨달음을 혼자 책보고 고민 좀 한다고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

깡디드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의 말이 있든 얻든 쟈디그를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기 길은 자기가 걸어야 한다고 생각했어. 깡디드가 빨랐든 느렸든 자기 생각을 바꿔 나갈 중요한 계기는 결국, [행동]에 있었다고 봐.
  • 많은 에피소드에서 자기 사상을 대입하고 검증해보고 의심하고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없었다면 깡디드는 변하지 못했을 거야. 자신만의 삶을 살아내지 못했을 거야.
  • 아무리 신뢰할 수 있고 믿음이 가는 사람이 있어도 그 사람의 말이 다 맞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.
  • 너무나 당연한데 우리 삶의 바쁨이 이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만드는 경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.
  • 여전히 바빠 죽겠고, 현명한 내가 여러 차례 본 끝에 믿기로 팬이 되기로 한 당신이 그럴 리가 없으니까. 그래서도 안 되고.
  • 하지만, 내가 얻은 결론은 어떤 사람의 말의 의도와 진위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까지는 꾸준히 공부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는 거였어.
  • 그 과정 없이 상대방의 가치를 찬양하며 타인의 말을 수용한다는 건 공허할 뿐이었어.
  • 내가 상대를 지지하는 것과 내 인생은 전혀 다르니까.
  • 그 지지하는 사람도 자기의 사상을 말할 뿐 나를 위한 말을 해주는 건 아니니까.
  • 결국, 어느 지점에서 견해가 나뉘게 되는 지점이 발생할 거야.
  • 그 때 당장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지 해석도 대응도 다 틀리는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해.
  • 그러니, 내 삶에서 내가 현실적으로 성취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부분을 냉정하게 정해야 한다고 봐.
  • 그 분야에서는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게 가능한 수준까지 소양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.
  • 그 외적인 부분에는 신경 쓰지 말거나 토론이 가능한 집단 속에서 조금씩 간접 학습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.
  • 그 가치를 세상과 경험을 통해 검증받아야 하고.
  • 아무리 생각해도 한 사람이 모든 걸 다 배우려는 건 시도는 좋지만 결과 면에서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거든.
  • 깡디드는 지금 내가 적은 것처럼 자 지지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하며 내가 말한 대로 토론하듯 성장해왔어.
  • 그런데도 역경과 혼란이 있던 건 깡디드가 자기 자신만의 독립적인 영역에서 뭔가를 확립하기 전에 타인의 의견을 통해 세상을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생각해.
  • 자신만의 중심을 가지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타인의 의견을 수용했다면 대응과 변화가 더 빨랐을 거라고 봐.
  • 그리고 삶의 경험치가 늘어날수록 타인과 자신의 가치관을 자기에 맞게 최적화시키는 것도 더 수월했을 거라고 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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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을 들여 모든 길을 천천히 걸어보는게 오히려 제일 빠를 수도 있겠어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