wood, boards, battens

거미여인의 키스 – 마뉴엘 푸익 – 사랑에 성별이 있을까?

거미여인의 키스 – 소개

거미 여인의 키스, 적어도 성별이 사랑을 선택하는 기준은 아닌 것 같아. 내가 이성애자임에도 그래.

애착과 끌림과 서로를 욕망하는 감정이 성별로 나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아.

한줄평

동성애 같은 게 어딨어, 그냥 사랑이냐 아니냐일 뿐이지.

거미 여인의 키스 책표지 이미지
가독성은 참 안 좋아….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세상 눈치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들. 좋아하는 사람이 옆에 있음에도 주변을 더 신경 쓰곤 하는 사람들
  • 일반적이고 보편적이지 않은 사랑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사람들
키스하는 두 사람 이미지

거미여인의 키스 – 왜, 언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  •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  • 그중에 [감사]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여기에서 감사함은 그냥 Thank you가 아니야.
  • 사랑할 수 없는 사랑 앞에서 그 사람을 놓치기는 너무 싫으니까 차라리 감사함을 표현하는 관계로 남고 말겠다는 의미야.
  • 내 기준에는 다소 소극적으로 보이긴 했지만, 왠지 그 말에 끌렸어.
  • 나는 사랑을 하면서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편이라 다른 형태의 사랑을 살펴보면서 이 책이 감사함을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보고 싶었어.
  • 만나던 사람과 헤어진 지 2년 정도 됐을 때.
  • 감정도 안정되고, 연락은 당연히 안 하지만 어쩌다 한 번씩 감정이 울컥할 때 읽었어.
  • 많이 사랑했지만, 결혼이 되지 않아서 이런 내려놓는 마음을 수긍했던 것 같아.
서로 어울리기 어려운 코끼리와 사슴 이미지
맞을 수 없는 사람 앞에 소심하더라도 곁에 남는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야.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이 책 참 읽기 어렵다고 느꼈어.
  • 작가는 치밀한 의도에 따라 주인공들과 주인공들의 관계가 진전되기 위한 장치로 인물 대화와 작 중에서 벌어지는 상황 설명을 번갈아 하며 배치하거든.
  • 작가가 배치한 장면이 인물의 감정을 알아보는 좋은 계기가 돼.
  • 하지만, 인물의 대화를 통해 극을 파악하고 싶어하는 몰입형 독자에겐 읽기가 너무 어렵더라.
  • 내가 마침 그런 편이었어. 메시지는 분명하지만, 가독성이 좋은 책은 아니니 찾아볼 때 고려해 줬으면 좋겠어.
  • 메시지 면에서 감사함이라는 건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면도 있어.
  • 다른 한편, 나약해질 때 자기도 모르게 말하게 되는 표현이라는 걸 알게 됐어.
  • 주인공은 게이 남성, 게이 남성이 좋아하는 다른 주인공은 이성애자 남성인 구도로 이야기가 진행돼.
  • 게이 남성은 자기가 가진 성 정체성에는 전혀 개의치 않지만, 이성애자로서 이미 여자친구가 있는 다른 주인공을 바라볼 때 철저히 약자가 돼.
  • 그 상황에서 연애를 의미하는 어떤 대화를 하든 게이 주인공은 항상 감사하다는 말을 달고 살아.
  • 나약한 감사함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어.
뿌리가 빈약한 나무 이미지
나무를 크게 심고 싶어도 바탕이 되는 그릇이 너무 작으면 주저하게 되는 것 같아.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이성애자 주인공이 헌신적인 게이 주인공의 보살핌으로 성관계를 허용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어.
  • 대부분의 이성애자는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를 떠나서 동성애적인 코드가 얽히는 것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.
  • 조금 고마워하는 것을 넘어 그 감정을 잠깐이나마 사랑으로 인지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어.
  • 좋아해서는 안 되는 사람을 좋아할 때 느끼게 되는 일종의 부담과 심적 압박을 느껴본 적이 있거든.
  • 동성애자 기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이성애자에게 충동이라 할지라도 그 감정을 수용할 수 있는 상황이 주어졌다는 게 놀라웠어.
  • 그 상황까지 가는 동안 겪은 주인공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을 때 놀라웠어.
퍼즐이 맞아도 퍼즐 색이 너무 다르면 맞추기 부끄러울 수 있지.

거미여인의 키스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결코, 권하고 싶진 않지만,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감사함으로 포장해서라도 내 가슴에 남겨두고 싶을 때가 있던 건 부정하기 어렵다는 것
  • 게이니, 레즈비언이니 잘도 사람을 유형별로 나누지만 결국 어떤 사람을 사랑하냐 아니냐로 간단하게 나눌 수 있다는 것
  • 밀당이나 여러 연애의 기술들이 세상에 참 많지.
  • 하지만, 사랑에 빠지게 됐을 때 하게 되는 대부분의 행동은 어떤 사람이든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걸 봤어.
  • 동성연애 접근법이라는 표현이나 연상/연하녀 접근법이라는 말이 사랑에 짙어질수록 참 무의미하게 느껴진다는 것
chains, feet, sand
기꺼이 족쇄를 자기 발에 채우는 것. 그렇게 해서라도 곁에만 있겠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

책을 읽고 “감사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
  • 20.07.04 (책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) : 사랑에 한해선, 적어도 남아 있고 싶다는 마음을 위해 애쓰는 나약한 친절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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