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명 – 소개
여명, 연인사이에 있어보이고 싶어 좀 더 나은 사람이고 싶어하는 마음은 똑같지. 하지만, 그게 자기가 겁내는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라면?
한줄평
비겁할 바에, 등 뒤에 서서 움츠러들 바에, 사랑하지 말고 자신을 갈고 닦겠어.
누가 읽으면 좋을까?
- 연애에서 상대방을 자기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여겨버릇하는 사람.
- 그래서, 상대방이 나보다 더 나을 거란 생각에 때때로 힘들어하거나 되려 과한 배려로 행동력이 떨어질 때가 있는 사람
- 두렵고 말하기 어려울 뿐인데 그걸 진솔하게 털어놓는 데 애를 먹는 사람.
- 멋진 말로 포장하거나 돌려서 말하지만, 사실은 약한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며 속마음과는 다소 다르게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
- 연인 관계에서 직접 표현하고 질문하며 사람을 알아가기보단 행동을 보고 자기 생각으로 이미지를 그리고 상상하는 것이 더 편한 사람
왜 읽었어?
-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-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- 그중에 [겁]이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- 비겁한 것, 두려움에 다가서지 못하는 것들, 흔히 말하는 용기 없는 것들을 아주 싫어하는 편이야.
- 과거에 그런 모습들을 별로 좋게 기억하지 않는지라 사실 손이 잘 안 가는 장이었고 책이었어.
- 하지만 그렇기에 더 봐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역설적인 감정으로 책을 읽었어.
여명 – 언제 읽었어?
- 부정적으로 느끼는 감정일수록 그런 행동을 번복하지 않기 위해 오히려 그 감정을 다시 경험하고 싶을 때가 있어.
- 이 책은 그럴 때 읽었어.
- 내가 여전히 겁먹은 꼬맹이처럼 사는 것은 아닐까?
- 혹시라도 나 자신을 기만하고 외면하면서 용기 있는 척하는 겁쟁이가 아닐까를 점검해보고 싶었어.
읽고 어떻게 느꼈어?
- 다행히 아니었어. 나는 용기 있게 사는 애가 맞았어.
- 그리고 내가 왜 겁먹고 비겁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낄 수는 있지만 좋아할 수는 없겠는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어.
- 겁이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감정을 세련된 것으로 혹은 어떤 사연이 있는 것처럼 표현하지만 그 안에 항상 두려움을 집어넣어.
- 그리고 두려움은 언젠가 중요한 행동을 해야 할 순간에 망설임을 만들어 내.
- 그 망설임은 결국 확신을 부수고 자기 자신조차 믿지 못하게 만들어.
- 그래서 용기 있다고 과장된 행동으로 어필하는 것보다 매 순간 두려움을 딛고 용기 있는 행동을 누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.
- 하지만, 책에서 본 [겁]은 내가 위해 말한 내용과 약간은 달랐어.
- 멋져 보이고 싶은 애매한 마음 때문에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에도 이도 저도 아닌 시간을 보내는 쪽에 가까웠어.
-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건 아니야.
- 하지만, 내가 상대방이고 그 여자의 행동이 결국 겁먹었을 뿐이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된다면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 같아.
- 그런 상황에서도 선택했기 때문에 사랑이 꽃피는 거겠지만.
어디가 인상 깊었어?
- 겁의 정체가 뭔지를 책이 보여줘서 인상 깊었어.
- 어떤 장면이 특별히 기억나는 책은 아니지만, 소설에서 드러난 인물 구도가 재밌었어.
- 나이 젊은 남자가 나이 많은 여주인공에게 대시를 하고 그 여자는 자신의 삶에 초연한체 해.
- 있어 보여야 하니까.
- 하지만, 나이 어린 여자 경쟁자에게 내심 겁먹고 있었음에도 [나는 괜찮아] 라고 말할 때 겁을 잘 이해할 수 있었어.
- 남자가 바빠서 자리를 비우는 한순간조차 신경이 쓰여 걱정하면서도 괜찮은 척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.
- 자기 딴에는 그렇게라도 상대가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핑계로 마음에도 없는 행동을 하는 것을 봤어.
- 하지만, 장기적으로는 관계의 질을 낮추는 행동이라고 봤어.
- 앞으로도 [겁]이라는 감정을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.
여명 – 책에서 뭘 봤어?
- 쫄지 말아야 한다는 것. 쫄게 되더라도 한 걸음을 내디뎌야 하고, 그 한 걸음을 위한 공포를 견뎌야 한다는 것.
- 그렇게 조금씩 자기감정에 당당한 사람이 되었을 때 타인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.
- 나이를 먹을수록 [내가 그런 애인 걸 어떡해?] 라는 변명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.
- 그러려면 관계는 산뜻해야 하고, 산뜻하기 위해선 내 감정에 스스로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.
- 적어도 잘 이해해서 그런 상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.
- 겁은 그런 점에서 어려움은 될 수 있지만, 변명거리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것.
- 둘이 함께 극복해 나가거나 적어도 스스로 균형감을 갖추려 노력하고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.
- 그렇게 가장 독립적일 때 제대로 된 사랑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.
- 그런 사랑을 위해선 당장 많은 것들을 희생해서라도 노력해 배울 만한 가치가 있겠다는 것.
- 그런 의미로 이렇게 책을 읽고 서평을 정리하며 생각을 다듬는 것이 돈을 위해 목숨을 거는 것만큼이나 내게 큰 의미가 있다는 것.
책을 읽고 “겁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- 20.09.04 (책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) : 이도 저도 선택하지 못한 체 (상대방의) 처분만을 기다리는 경직된 마음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