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esar tower, medieval, castle-3584313.jpg

오래 오래 – 에릭 오르세나 – 내 아내

오래 오래 – 소개

오래 오래, 너무나 오래 기다린 사람. 잘 참고 기다렸지만 가만히 앉아 있지만 않고 표현하려 늘 고민했던 사람의 일평생

한줄평

내 아내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사랑이 뭔지 알고 싶은 사람
  • 사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어디까지 사람을 행동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알고 싶은 사람
  • 세상의 시선에 상관없이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가 궁금한 사람
  • 사랑을 하게 되면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궁금한 사람

hands, old, old age-2906458.jpg
죽음에 다다를 때까지 모든 사랑의 스펙트럼을 볼 수 있어

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  •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  • 그중에 [경탄]이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경탄? 놀라움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건 잘 알지만,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 말이잖아.
  • 그런데 제목은 뭔가 진득한 느낌이고. 어떠한 구조와 이야기가 결국 [경탄]을 만들어내는지가 궁금했어.
girl, child, innocence-3690338.jpg
사랑이 주는 힘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경탄할 정도까지? 라고 생각하기도 했어.

오래 오래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딱히, 어떤 감정에 지배되어 있을 때는 아니었어.
  • 이를테면, 사람을 잊지 못해 안달 나 있다거나,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자 목을 매거나 하지 않았어. 지극히 중립적인 감정일 때 책을 읽었어.
  • 내 목표를 향해 똑바로 걸어 나가고 있을 무렵이었고, 이전 사랑에 대한 기억들도 안정적으로 가라앉은 상태였어.
  • 그래서, 재회를 열망하거나 이전 사랑에 고통스러워하지 않을 때였어.
  • 뭐랄까, 차분한 회색 같은 느낌으로 덤덤히 하루를 살아가고 있던 때였어.

living room, chair, sofa-2155376.jpg
너무 덤덤하고 반복적이어서 시간이 멈춘 듯한 날들이었어.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이 책은 둘 다 중년에서부터 시작하는 연인의 사랑 이야기야.
  • 특히, 여자는 남편과 자녀가 있는 자기 가정을 버리지 않으면서 남자와 연애를 해왔지.
  • 그런 연애는 남자가 70대가 될 때까지 이어져.
  • 남자는 여자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어. 물론, 자기와 함께 살지 않는 것들에 대해 오랜 세월 고통받아왔지만.
  • 마침내, 수십 년의 세월 끝에 여자는 남자에게 돌아와. 마침내 완전히 하나의 가정을 이루며 살아.
  • 그때 남자는 젊은 날의 에너지는 고사하고 발기조차 되지 않는 70대의 할아버지야.
  • 그 할아버지가 드디어 같이 살게 되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해.
  • 마치 20대 정열을 주체하지 못하는 청년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[내 아내]라는 말을 쓰는 부분이 있어.
  • 굳이 그 단어를 쓸 필요가 없고 누구도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말야.
  • 자기가 먼저 [내 아내는 건강이 괜찮아졌어요] 라거나 [내 아내가 요새 더 이뻐진 것 같지 않나요?] 라는 식으로.
  • 3년 연애한 것도 너무나도 길었다고 생각하곤 했어.
  • 그 연애가 내 인생의 큰 부분이라고 생각하던 내게 70대 할아버지가 보여준 기쁨의 순간이 나를 펑펑 울게 했어.
  • 그 할아버지의 10분의 1정도 밖에 연애하지 않았지만, 할아버지처럼 [내 아내]로 만들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거든.
  • 그 사람의 성격, 품성 그런 것과 달리 그저 내 아내로 만들어 책임을 다하고 싶었던 사람이 있었어.
  • 결국, 그러지 못해서 헤어졌고 처참함을 느끼며 과거를 보낸 기간이 짧지 않았어.
  • 모든 게 잘 갈무리되고 상처가 다 정리된 줄 알았어.
  • 그때 읽은 책에 나온 내 아내라는 단어가 나를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애처럼 울게 만들고 가슴을 손으로 쥐어짜게 만들더라
  • 그 여자애 때문이 아니었어. 내 아내로 만들지 못한 내 부족함 때문이었어.

old, couple, people-450742.jpg
손을 잡게 만들고 싶었어. 결국, 그 손을 뿌리쳐서 살고 싶지 않은 적이 있었어.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회색같이 살고 있던 나를 펑펑 울게 했어.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. 느낌상 한 15분 내내 울었던 것 같아.
  • 사랑과 관계와 그리고 삶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[인내]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어.
  • 20대 때는 어디서 주워들은 [자연스러움, 나다움]이라는 말 때문에 인내보다는 표현하고 에너지를 발산하는 데에 많이 집중했었어.
  • 하지만, 이 책은 화려하진 않지만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 속에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일생을 가득 담아 놨어.
  • 이 책 자체가 인생이었고 인내였어. 그 인내가 만들어낸 놀라운 선물에 할 말을 잃었어.

perseverance, hope, daisy-174886.jpg
돌에서 꽃이 피어나려면 인내가 필요했어.

오래 오래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표현의 솔직함, 행동의 정중함, 그리고 한 말을 증명하겠다는 책임 의식. 다 좋아.
  • 나 역시도 그런 것들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해왔다고 생각했어.
  • 하지만, 그 모든 말들도 결국 함께 시간을 [살아내는] 인내가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.
  • 비약이지만 저 책에서 보여준 훌륭한 가치로 사람을 만난다 한들 1달 만나고 관계가 끝날 거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봤어.
  •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해 상대방과 제대로 된 감정 교류를 하는 건 중요해.
  • 하지만, 핵심은 타인을 얼마나 잘 보고 있는지, 그 타인이 원하는 것을 어떻게 배려하며 들어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.
  • 그 배려가 그저 그 사람을 붙잡기 위한 행동이 아닌 나 자신도 사랑으로 수용하고 납득할 수 있는 사랑의 행위여야 한다는 것.
  • 그러기 위해 스스로 갖춰야 할 삶의 균형감각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봤어.
  • 사랑도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“삶”이라는 것.
  • 그래서 나 자신이 강해지고 스스로가 바라는 모습이 될수록 그 사랑도 더 멋지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배웠어.

hands, pottery, pot-1284033.jpg
내 모양과 형태를 잘 유지하는 데에서 상대를 사랑하는 힘이 나온다고 생각해

책을 읽고 “경탄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
  • 책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 : 덤덤함을 쌓고 쌓아 만든 세월로 만든 성