개인적인 체험 – 소개
개인적인 체험, 너무나도 분명해보이고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사실 앞에 놓였을 때.
하지만, 약간의 비겁함을 더하면 위기를 외면할 수 있을 때. 그 때 넌 어떻게 할래?
한줄평
여전히 내 안에 비겁함이 있었어.
누가 읽으면 좋을까?
- 살면서 자기 기만을 스스로 여러 차례 느꼈던 경험이 있는 사람.
- 기만하는 감정에 씁쓸해 하면서도 돌아보면 어느새 같은 행동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.
-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런 감정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사람.
- 자기 기만이 용감한 행동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심적 변화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사람.
개인적인 체험 – 왜 읽었어?
-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-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- 그중에 [적의]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- 책은 장애인 아이를 갖게 된 아버지의 심적 변화에 관한 이야기야.
- 아마 세상에 대한 비합리적인 적의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호기심이 생겼던 것 같아.
- 읽기 전에 책 표지가 눈에 들어왔는데 질감이나 색감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였어.
- 특히, 페이지를 낱장으로 넘기며 펼쳐도 책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아서 좋았어. 사변적인 내용이지만 소장하기 좋을 거야.
개인적인 체험 – 언제 읽었어?
- 감정 수업에 나오는 저자 약력을 보면 오에 겐자부로가 장애인 아들에 관한 내용을 작품으로 곧잘 다룬다는 걸 알 수 있었어.
- 직접 장애인 아들을 기르면서 얻은 체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걸 책을 읽기 전부터 알고 있었어.
- 이 사람이 [개인적인 체험]이라고 지칭한 부분이 단순한 고통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.
- 고통을 어디까지 표현한 건지, 개인적인 체험 속에 작가가 내린 결정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했어.
- 그리고 왜 그 결정이어야 했을지 이유를 알고 싶었어.
읽고 어떻게 느꼈어?
- 이 책은 내게 적의보다는 [비겁함]과 [공포심]에 대한 책이었어.
- 작품을 읽으면서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었음에도 자신을 위한 선택을 했던 주인공의 행동에서 눈을 뗄 수 없었어.
- “나라면 어떻게 했을까?”라는 생각을 주인공과 똑같은 공포심으로 이어갔어.
- 책일 뿐이었는데 감정이입 된 나는 나도 모르게 “그래도 내가 제일 중요해”라고 되뇌며 책 속에 나오는 볼썽사나운 행동을 아주 똑같이 선택했어.
- 용기 있게, 매 순간 두려움에 맞서가며 살아가겠다고 결심하고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지 반년이 넘은 시점에 이 책을 읽었어.
- 그만큼 내 삶에 나름의 자세를 보여오고 있다는 자기 신뢰가 만들어지고 있는 시기였어.
- 하지만, 나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은 오에 겐자부로는 내가 여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하는 꼬맹이라는 걸 아주 선명하게 보여줬어.
- 작가가 비춰준 거울 앞에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내가 보기 싫어하는 나를 강제로 돌아볼 수 있었어.
어디가 인상 깊었어?
- 주인공은 외면할 수 없는 큰 공포 앞에서 내내 도망치다 갑자기 모든 상황을 깨닫고 받아들이고, 두렵지만 문제에 맞서려는 모습을 보여.
- 설명과 묘사를 아주 간결하게, 하지만 아주 치열하게 하는 작가의 글답지 않았어.
- 이 부분만 마치 중간의 모든 과정을 다 생략한 듯 책 전체를 이끌어오던 주인공의 한심함을 한 번에 반전시켜.
- 하지만, 내 눈엔 그런 묘사가 오히려 더 당연하고 자연스러웠어.
- 주인공에게 닥친 상황 앞에 어떤 심리 묘사를 통한 성장 절차를 그리는 것보다 더 임팩트 있었어.
- 벼락에 맞듯 행동을 바꾸는 정도의 깨달음이 아니라면 그게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거든.
- 오에 겐자부로는 덤덤하게 세상 모두로부터 내 버려진 듯한 고통을 전해주고, 그걸 정면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작가였어.
개인적인 체험 – 책에서 뭘 봤어?
- 옳고 그름이 중요한 게 아닌, 자기가 일으킨 문제는 자기가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.
- 그런 의미에서 어떤 행동이든 할 수 있지만, 그런 의미만큼 함부로 행동하는 건 곤란하다는 것.
- 두려움에 져도 되고, 공포에 무릎 꿇어도 되고, 비굴함과 비열함에 타협해도 된다는 것.
- 하지만, 그렇게 행동할 때 모든 대가를 다름 아닌 자기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.
- 자기 최면이나 부정성에 둔감해지는 것도 아쉽지만,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. 완전히 잊어내고 지워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.
- 결국, 어느 지점에서 그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대가를 치러야 할 순간은 나타난다는 것.
- 그러니 어차피 반드시 마주할 순간을 유예하는 건 사실 권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.
- 차라리 먼저 감당하고 충분히 대가를 치르며 아파하고, 부상을 천천히 회복한 뒤에 자기 갈 길을 다시 걷는 게 더 낫다는 것.
- 느리게 걷든 빠르게 걷든 일단 발걸음을 내디디고 지속하는 게 가장 빠르다는 것.
- 하지만, 그런 방법은 오늘날 세상 사람들의 눈에서 봤을 땐 가장 느린 거로 보일 거라는 것.
책을 읽고 “적의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- 20.08.20 (책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) :
- 정확히 책의 내용에 동의함. 적의는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허망할 뿐인 전투라고 생각함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