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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가 버지니아 울프 를 두려워하랴 – 에드워드 올비 – 식은 사랑은 잔인해

버지니아 울프 – 소개

버지니아 울프, 정이 떨어진 사람이 억지로 붙어 살았을 때의 악몽과 잔혹함.

떨어져 살면 될 뿐이지만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비극들

한줄평

생존 욕구 때문에 사랑에 불순물 집어넣지 말고 네 일은 네가 해결해.

“소설 쓰고 있네”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번은 읽어봤으면 해.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사랑의 유효 기간이 끝났지만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람들.
  • 어떤 이유가 됐든 적당히 외면한 채 함께 가기를 선택한 사람들.
  • 헤어질 시기를 놓쳐버린 사람들. 서로 마음이 식어버린 걸 인지하고 있지만, 그런 대화를 나누기 꺼려하는 사람들
  • 서로 악밖에 남지 않은 사람들. 어긋남이 너무 벌어져 오히려 상처를 주는 것에서 삶의 활력을 찾는 사람들.
  • 그게 잘못된 줄 알지만, 멈출 수 없게 된 사람들.
arrow, bow, universe
화살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

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  •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  • 그중에 [멸시]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무엇에 대한 멸시일까? 라고 생각할 때 책을 들었고, 특히 중고 책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사둔 직후에 바로 읽었어.
  • 특히, 단어가 주는 강력한 의미가 책 제목만 봤을 땐 갸우뚱했던 마음을 많이 끌어주었던 것 같아.
언제부터인지도 모른 체 칼이 들어왔을 때

버지니아 울프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딱히 분노나 경멸과 관련된 감정 없이 편안할 때 정작 이 책을 읽었어.
  • 다만 이전에 읽었던 감정 수업 추천서가 주는 감정에 감화가 돼서 이 책을 함께 본 것 같아.
  • [캐스터브리지의 시장]이라는 책인데, 감정 수업 중 [후회]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이 책을 읽고 후회보다는 [비열함]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게 됐는데 관련된 감정을 함께 알아보고 싶어서 책을 들었어.
부정적인 감정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싶었어.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과연 결혼이라는 게 사랑만을 전제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며, 그렇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 책이었어.
  • 한 연인이 사랑해서 한 결혼 생활과 그 안에서 “사랑”이 사라지고 난 후를 집요하게 조명한 책이거든
  • 인물들의 배경과 상관없이 초점은 [사랑 전과 후]로 구도가 그려져 있어.
  • 특히, 사랑이 남아있지 않고 악만 남은 모습을 집요하게 조명했어.
  • 사랑이 떠난 후에 그저 로맨틱하게 “예전에 사랑했으면 됐어” 라고 말할 수준이 아니었어.
  • 서로 상처를 주도록 변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, 차라리 애초에 안 만나는 게 나았겠다 싶은 장면이 책 내내 나와.
감염되었다고 느낄 정도로 사랑한 전과 후가 극명하게 달라.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사랑으로 결혼한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서로를 모욕하러 드는 모습. 서로를 빠르고 철저하게 망가뜨리는 모습.
  • 책이었지만 어떤 사진이나 동영상처럼 사라진 사랑의 민낯 적나라하게 보여줬어.
  • 애초부터 감정이 적당하거나 무관심한 게 더 낫다 싶을 정도로.
  • 여느 연인들처럼 강한 사랑 끝에 찾아온 모습은 희극임에도 [희극이었으면 좋겠다] 싶을 정도로 지독했어.
  • 이렇게까지 상황이 반전되는 모습을 보고 결혼 생활 앞에 사랑 만을 논하는 건 너무 순진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.
  • 사랑을 낮게 평가하려는 게 아니야. 그 감정이 주는 놀라움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.
  • 하지만, 사랑이라는 감정 하나 만을 두고 인생을 거는 게 누구에게는 걸어선 안 될 도박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.
cards, playing cards, float
가지고 있는 패가 바닥이 나면 게임이 한순간에 끝날 수 있으니까.

버지니아 울프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적당한 사랑, 적당히 생존 가능한 경제 조건, 적당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야.
  • 서로 성격과 가치관에 차이가 나도 아주 높은 수준의 사랑을 선택하는 편이야.
  • 그래서 매스컴이나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사랑 외에 생존을 위해 필요한 배경과 조건을 따지자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편이야.
  • 하지만, 이 책을 보고 삶의 관점에서 결혼과 사랑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배웠어.
  • 이를 테면, 사랑할 수 있는 상대방을 [끌림과 꼴림]의 관점 만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볼 필요가 있는 것들이 있었어.
  • 가령, 이 사람의 삶과 내 삶이 화합 할 수 있는 지를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.
  • 차라리 [감정적인 영역에서의 사랑]만을 추구한다면 동거를 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어.
  •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, 같이 살아도 서로의 마음과 확신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더 나아 보였어.
  • 불안할지언정 더 노력하게 만드는 상황이 망가져 버린 결혼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더 낫겠다 싶을 정도의 책이었어.
  • 그럼에도 결혼을 선택할 거라면 그 사람의 가치관과 삶의 목표처럼 당장 살아가는 방향성이 비슷한 지를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.
  •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아도 각자의 삶의 방식은 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까.
  • 아니면 사랑으로 변했다가 원래대로 돌아오거나. 그 진행 가능성을 아주 현실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.
  • 하지만, 리뷰를 쓰기 때문에 이런 견해와 배움을 공유할 뿐, 현실성을 뛰어넘을 정도의 사랑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여전히 남아 있어.
  •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주어진 영원한 순환 고리겠지.
  • 돈 없이 월세로 시작하면 그런 고차원적인 얘기를 하기도 전에 가난에 허덕이게 될 거야. 준비 없는 애기가 재앙이 될 거고.
  • 하지만, 생계가 중요해도 결혼을 결심할 때 상대방 자산을 계산한 시점부터 [사랑으로 결혼했다]라는 말에는 모순이 생기니까.
  • [비교적] 사랑으로 결혼했어 라고 말하긴 싫으니까. 아무리 이상적이어도 [사람만 봤어] 라는 말이 주는 힘은 엄청나니까.
웃는 표정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.

책을 읽고 “멸시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
  • 20.09.16 (책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) : 잔혹한 현실을 바로 마주하지 못한 자들의 자격지심, 과한 분노의 표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