프랑스 남자의 사랑 – 소개
프랑스 남자의 사랑, 아들과 아빠가 같은 해에 이혼했다. 어떻게 그런 날이 하필 똑같은 건지.
한줄평
아무것도 아닌 일상대화가 사실 전부였다.
누가 읽으면 좋을까?
- 사랑을 표현하는 게 서투른 사람
- 사랑을 뭔가 특별한 것을 해주지 않으면 안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
- 반짝이고 뜨거운 사랑보다 지속성있고 은근한 사랑을 선호하는 사람
- 반복되는 일상에서 사랑이 지속되는 모습이 궁금한 사람
왜 읽었어?
-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
-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
- 거기서 에릭 오르세나를 처음 알게 되었고 내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소설을 알게 됐어
- 같은 작가의 다른 글들을 대표작을 읽고 나서 좋은 감정 때문에 구매한 적이 있지만 실패한 적이 많았어.
- 그런데도 아무래도 좋은 기억이 남아있다 보니 책을 사게 되더라.
프랑스 남자의 사랑 – 언제 읽었어?
- 좀 지쳐있었어. 나는 평소에 소화하는 하루 일정이 빠듯한 편이거든.
- 욕심이 많고 진취적인 편이라 외로움을 선택할지언정 목표를 포기하지도 못해.
- 그러니 체력적으로 무리를 많이 느끼는 편이고 어느 순간 활력이 많이 떨어지는 순간이 와.
- 기복이라기보다는 내 삶의 방식을 선택한 대가 같은 거야
- 하루에 조금씩 보고 있던 경영서적을 뒤로하고 아무래도 감동을 주었던 책을 들게 되었어.
- 어떤 대단한 감정을 느끼려고 했다기보다는 나한테는 감사한 경험을 선물해 준 작가의 책을 본다는 게 휴식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
- 컨디션은 좋지 않았지만, 차분히 책장을 넘기기 좋았어
어디가 인상 깊었어?
- 아들과 아버지가 정말 끊임없이 대화한다는 것. 그 대화가 소설의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지만 참 부러웠어.
- 소통이 서로 가능하고 농담을 주고받는다는 게.
- 맞지 않는 의견에도 서로의 주장을 기분이 불쾌하지 않은 선에서 나눌 수 있고 그런데도 서로에 대한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있다는 게.
- 내 형은 우리 엄마와 나이 먹고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항상 시간을 함께 보내고 엄마를 챙기거든.
- 서로 의견을 주고받고, 아닌 건 가르쳐주고. 자식이 부모에게 져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잘 헤아리고.
- 근데, 평생을 살지만 나는 그게 참 어렵더라고.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이것저것 질문하고 궁금해하는 그 쉬운 행동이 내 엄마에겐 그렇게 안 되더라고.
- 부럽더라. 사랑을 상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표현해줄 수 있고 시간을 같이 보내줄 수 있다는 게 정말 부럽더라.
- 엄마 앞에서 나는 그저 과묵하고 식사 시간에 얼굴이나 잠깐 비쳤다가 먹고 설거지하면 금세 사라지는 그런 앤데.
- 마음이야 걱정과 사랑과 애증 모두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덤덤한 모습만 보여서 그런지 그저 부럽기만 하더라.
[읽고 어떻게 느꼈어?]
- 엄마의 나이를 봤을 때, 그리고 건강을 봤을 때. 나는 엄마가 죽는다는 가상 이미지 훈련을 많이 해.
- 그렇게 미리 마음의 대비를 하지 않으면 정말 견딜 수 없을 것 같거든
- 그런데도 어쩌다 한 두 번은 가능하지만 옆에 붙어서 살갑게 대화하고 일상을 공유하며 시간을 보내는 형태의 사랑은 하기 어려워.
- 내 삶은 그렇지 않았고, 내 사랑의 방식도 역시나 바꾸기 어렵다는 걸 느꼈어
- 그저, 곁에서 살뜰히 챙기는 형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현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
- 이 소설도 마찬가지야. 자식은 부모가 외로움에 말라감을 알고 있었지만, 그리고 늙어가는 모습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어렴풋이 느껴.
- 그럼에도 크게 뭘 할 수 없었어. 오히려, 이야기 중간에 펼쳐지는 부모를 위한 주인공의 시도와 노력이 부러울 정도였어
- 사람은 관성을 거스르기 어렵다는걸 다시 한번 느꼈어
프랑스 남자의 사랑 – 책에서 뭘 봤어?
- 사랑이라는 것을 뭘 해주는 거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배웠어. 사랑의 기본은 우선 [함께, 곁에 있어 주는 것]에서 시작한다는 걸 배웠어
- 사랑에는 여러 유형이 있고 표현 방식도 다양하지만, 그것과 상관없이 일단은 시간을 함께 공유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어
-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면 활력소가 되고 좋겠지만 기본적으로 일상의 대화를 자주 갖는 것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
- 하루하루 바쁘다는 핑계 대지 않고 기꺼이 함께 보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어
- 이 글을 쓰면서 내가 얼마나 한심한 자식이었는지를 처절히 배웠고, 내 어머니가 잘못된 후에 자주 울게 될 것 같다는 사실을 깨달았어
- 나는 하다못해 과거에는 툴툴대거나 성질내기 바빴던 날을 뒤로하고 미안했다고 사과하거나 사랑한다고 하는 표현을 조금씩 하고 있어.
- 그간 이곳에서 읽고 서평을 써 온 문학책들이 내게 용기를 준 거라고 생각해
- 이 글을 보는 누가 되었든 당신도 나처럼 늦을 수 있어.
- 하지만, 당신이 용기를 내서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을 것이고 그걸 할 수 있는 때에 잘 해냈으면 좋겠어
- 문학은 그러라고 읽는 거거든. 용기를 내고, 시간이 걸려도 행동하라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