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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읽어주는 남자 – 베른하르트 슐링크 – 사랑하고 싶은 것만 사랑한 대가

책 읽어주는 남자 – 소개

책 읽어주는 남자, 그 사람의 변화만 지켜봐줬어도 더 깊이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? 왜 보고 싶은 것만 봤어?

너를 위해 변하려 했는데 말야.

한줄평

어떤 모습이든지 간에 현재를 사랑할 수 없다면 죽은 사랑일 뿐이야.

누가 읽으면 좋을까?

  • 어떤 한 부분만 사랑하려는 사람들.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을 고치려 하거나 외면하려 하는 사람들
  • 상대의 매력을 자기 마음대로 정하곤 하는 사람들. 그 매력이 없어지면 금세 시들해짐을 느끼는 사람들
  • 사랑 외에 여러 가지가 중요한 사람들. 자기의 편의성으로 사랑을 하려는 사람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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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만 바라보기에는 겁이 너무 많은 사람들

왜 읽었어?

  • 강신주의 감정 수업이라는 책이 있어. 사람의 감정을 48가지로 분류해서 각 감정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책을 장마다 한 권씩 권해주는 책이야. 그중에 [절망]이라는 장에서 추천된 책이야.
  • 절망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던 건 아니었어. 다만, 책의 구성이 간결하면서 섹슈얼한 면을 자극하는 것과 스토리라인이 보여주는 덤덤함이 좋았어.
  • 감정수업에는 개괄적인 책의 줄거리가 알리지 않는 선에서 나오거든
  • 감정수업이 권하는 책은 총 48권인지라 이제는 눈에 잡히는 데로 읽지 않은 책들을 미리 사두는 편이야.
  • 마침 집에 꽂혀 있어서 접근성이 좋았어.
  • 분량도 275p밖에 되지 않아 책을 편 당일에 다 읽고 바로 내용을 쓰는 거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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절망을 깔끔하고 섹슈얼하게 표현한다는 게 이색적으로 다가왔어

책 읽어주는 남자 – 언제 읽었어?

  • 디킨스의 책을 읽은 다음에 읽었어
  •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대해 배우고, 가치에 대해 메시지를 얻다 보니 옛날에 제약 없이 했던 사랑이 어땠는지 궁금해지더라
  • 그래서, 사랑하되 단순한 구조속에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그 궁금증을 채워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. 슐링크의 스타일이 그렇게 느껴졌고
  • 내 생각이 맞았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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순수함이 그리워졌어

어디가 인상 깊었어?

  • 주인공이 사랑했던 여자가 적극적으로 편지로 회신해 주기를 요청하는 데도 관계는 이어가지만, 직접적인 회신을 피하는 점이 인상 깊었어.
  • 주인공은 여자에게 자기 목소리를 녹음한 카세트테이프를 보내는 걸로 10년 동안 관계를 이어갔어.
  • 여자는 둘이 직접 만나 사랑할 때는 문맹이었거든.
  • 둘이 떨어져 있을 때 주인공과 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크게 용기를 내서 글을 배우고 편지를 써서 보낸 거였고.
  • 하지만, 주인공 마음속에는 둘이 서로를 격정적으로 사랑했던, 그 여자가 문맹이었던 시절을 더 사랑했었나 봐.
  • 그래서 글을 쓰게 되었다는 것에 크게 감동했으면서도 그 여자가 다른 한편 그 시절의 여자로 남아 있어 주기를 바랐던 것 같아.
  • 그 양면성이 애매한 주인공의 감정을 날 것 그대로 보여줄 때 덤덤하지만 가슴이 많이 아려왔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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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자를 자기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로 박제해 놓은 거지

읽고 어떻게 느꼈어?

  • 사랑은 분명히 아주 가까이 다가가고 싶으며 아주 매만지고 쓰다듬어주고 싶은 마음을 동반해.
  • 반면, 직접 만나기는 원치 않으며 두 번 다시 보고 싶어 하지 않는 감정이 동시에 들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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같은 모습이어도 그늘진 곳을 보이려하지 않으니까

책 읽어주는 남자 – 책에서 뭘 봤어?

  • 뜬금없지만 주인공의 사랑과 내 사랑이 전혀 관련이 없는 데도 사랑하는 행위를 묘사할 때 내 과거가 떠올라 감정이 아주 아팠어.
  • 본의 아니게 진짜로 사랑한 무언가를 보면 내가 제대로 사랑한 기억이 문득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.
  • 어떤 감정이라고도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양면적인 감정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걸 배웠어.
  • 어떤 이유와 관계없이 그럴 수 있고 그게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배웠어.
  •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하게 된다면 그다음부터는 주변 배경이 사라진다는 걸 배웠어.
  • 이를테면, 연상과 연하라는 물리적인 관계가 뒤집어지게 돼.
  • 연하가 연상처럼 역할을 할 수 있고 연상이 연하의 입장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될 수 있지.
  • 이처럼 사랑하는 마음이나 정도에 따라 관계가 완전히 새롭게 구축된다는 걸 다시 알게 됐어.
  • 그 관계가 좋게 보이든 나쁘게 보이든 완전히 구축되는 시점에서 “오로지 두 사람만의 연애”가 시작된다는 걸 다시 확인했어.
  • 그런 의미에서 연애는 “몰입”과의 싸움이라는 걸 다시 한번 더 배웠어.
  • 결국, 사회적 시선이나 둘 사이의 어떤 배경과 관계없이 연애는 “사람과 사람의 만남”에서 시작한다는 걸 알 수 있었어.
  • 그리고, 그 두 사람의 삶이 뒤엉켰을 때 얼마나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지에 따라 관계의 질이 결정된다고 생각해.
  • 무조건 사랑만 봐라! 뭐 이런 교과서적인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야.
  • 하지만, 사랑과 무관한 어떤 다른 자질들에 시선을 빼앗길수록 상대방에게 집중하기 어려운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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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야 사랑이 좋은 향기를 머금고 퍼질 수 있어

책을 읽고 “회한”에 대해 내가 정의한 것

책을 읽은 후, 챕터도 다시 읽고 난 후 :

돌이킬 수 없는 시점에 무언가를 선명히 깨달았을 때 보는 먹먹한 벽과 같은 감정